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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March 2026

팩토리 라이프 근황

Yeonju

Yeonju

이전 이야기를 한 것이 벌써 한달 반이 지났다. 시간이 왜이렇게 빨리가는지..
이전에 만들어놓은 블로그 얘기를 잠깐 하자면, 블로그를 만들어 놔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듣고 있다. 너무 다행이야.

친구들의 이야기가 너무 듣고 싶은데, 간간히 써주는 글이 오아시스 같다. 심지어 나만 그 블로그들의 모든 주소를 알고 있어서 나만의 오아시스가 되고 있지. (혹시나 보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들: chillbot, ha-sisters, palm2heart) 더 많은 이야기들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만나서 몇시간씩 왕창 수다 떨고 싶지만, 시간, 장소적으로 불가능하니까 ㅠㅠ

팩토리 라이프의 시작

나는 그 사이에 전남, 전북에 가서 4주 정도 살았다.
전라도를 이렇게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 (끝내주게 맛있는 한식과 함께 )

진짜 미취게 맛있음. 회덮밥
진짜 미취게 맛있음. 회덮밥
별미식당, 목포
아니 어떻게 짜장면 나오는데 김치를 세종류를 주시냐구요 감사합니다. 그 볶음밥 꼭 시키세요
아니 어떻게 짜장면 나오는데 김치를 세종류를 주시냐구요 감사합니다. 그 볶음밥 꼭 시키세요
관우 간이 음식점, 목포
나 여기는 6명 이상 가서 메뉴 다시키고 싶다. 갈치조림밖에 못먹고 목포를 떠난 것이 한이다.
나 여기는 6명 이상 가서 메뉴 다시키고 싶다. 갈치조림밖에 못먹고 목포를 떠난 것이 한이다.
만선식당, 목포

가게 된 이유는 친구(채경)과 공장을 어떻게 하면 안에 들어가 볼수 있을까 했는데, 가까이에 귀인이 있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공장 안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공장은 만져지는 무언가를 만드는 곳 이다. 실체가 있고, 땅에 붙어있다. 그리고 그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얽혀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도는 그 어떤 문제보다도 높다. 이 모든 요소들이 내가 공장에서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따쉬

기계과를 가면 만져지는 뭔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멀게 느껴졌다. interaction / tangible / entertainment 등의 키워드에 빠져서 선택을 했던 게 로봇이었는데, 학계에선 내가 원하는 만큼의 다양한 사람과 마주치지 못하고, 경험도 한정적이라 생각해서 20대가 끝나기 전에 나와야겠다 싶어 나왔다. (왜 젊을 때 경험해야한다고 생각했는지는 잘 모르겠음. 그땐 그랬음. )

하지만 그렇게 나온 곳에서도 내가 만족할 만큼의 자극을 찾지는 못했었다. IT 업계에서 꿈꾸는 것들에 공감을 하지 못해 내가 사회 부적응자처럼 느껴졌다. 돈과 엮이면 다 재미없어 질거야 라는 프레임을 가지게 됐다.

그러다가 AI가 미친듯이 발전해서 내가 코드를 거의 짜지 않게 되었을 때, 프리랜서를 해보자 결심 했고, 그 사이에 이 블로그도 만들고, 쇼핑몰도 만들고, 잡다한 일들을 해봤다. 회사에서 나와 마음은 편했지만, 돈도 적고, 도파민도 적었다. 이렇게 살면 내가 원하는 신선같은 삶, 혹은 높은 지적 자유도는 영영 얻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해야하는 일은 오랜 시간을 들여 나를 숙성시키는 것이었다.

짧게 공부해서 이해할만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이해할 수 있는 것, 머리를 싸맬만큼 어려운 고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지루해질 즈음 채경이가 공장에 가지 않을래 라고 제안했다.
공장! 나한테 공장은 언제나 굉장히 매력적이고, 궁금했던 곳이었다. 디자이너가 아빠의 자수 공장을 물려받아 브랜드를 하는 스토리(키티버니포니) / 옷만드는 공장을 물려받은 젊은이들이 온라인 세상에서 내 눈에 띈 이후로 공장을 가지고 싶었었다. 뭔가를 만드는 곳을 가진다는 것이 엄청난 권력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난 물려받을 공장이 없었으니 그림의 떡 보듯이 보기만 했었다.

이런 기회가 나에게? 내가 공장에서 일해 볼 수 있다니? 당장 가야지.

그리고 영암부터 시작하게 된 거다. 운이 좋게 공장 안에 들어가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복잡한 문제들에 얽힌 공학 논문, 글들도 읽기 시작했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보고 고민하는 과정이 진짜 재밌는 거였다.. 재밌는 주제가 생기니 돈을 많이 번다거나, 출근을 안하고 내 시간을 갖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회사 일을 하며 끝없이 했던 생각^^)

나는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도파민 소스가 되기 때문에 초기에 더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환경 뿐만 아니라 이 안의 컨텐츠도 내가 좋아하는 것 투성이라는 건 확실하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와 봐야 안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나는 확실히 땅에 붙어 있어야 하는 사람이구나.. 실체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부적응자 처럼 느껴졌던 감정들이 사라지고, 나도 어딘가에서 적응해서 재미나게 살수 있겠구나 라는 감동적인 느낌(?)이 들었다.

생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1 인분의 노동을 했던게 맞나 매일같이 의심이 들었다. 가짜일을 했었나? 그런 생각.. 너무 좁은 세상에 있었구나 싶었다. 나와보니 몰랐던 넓은 세상이 있었다. 뇌가 매일같이 과부하가 와서 다 소화되지 않은채 아직 남아있다.

일단 더 많이 경험하고, 생각하고 싶다. 내일은 또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 기대 30 걱정 70인데, 친구와 함께여서 괜찮다. 친구도 나와 같이 해서 괜찮았으면 좋겠다.

어딜 가든 멋쟁이 욕구는 사라지지 않아.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매일 똑같은 작업복을 입고 출근을 한다. 지적 자극만 있으면 다 필요없지 이러다가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멋쟁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든다. 그래서 자꾸만 어떤 옷을 사고 싶고, 어떤 아이템이 필요한거 같고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입을 이벤트도 딱히 없으면서... 그래서 4,5월에 있을 친구들의 결혼식만 기다리는 거다.

지금 사고 싶은건 뱀피 문양 노란색 플랫슈즈와,, (예전에 유럽에서 사서 진짜 잘 신었던 노란색 플랫이 자꾸 아른거려서) 샤랄라한 하얀색 실크 스카프 .. (반팔 티셔츠에 하고 싶어서.. 지금 날씨에.. ) 아니 심지어 요즘 웨지힐이 다시 나오는 걸 보면서 아 저거 내껀데 하는게 한두개가 아님.. 웨지 힐 너무 좋아하는데요.. 유행 다시 오면 좋자나요.. ㅠ

따쉬 이거 내껀데.. 돈 없어
따쉬 이거 내껀데.. 돈 없어
아니 내가 금색샌달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고 이런게 나오냐.
아니 내가 금색샌달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고 이런게 나오냐.
지지가 이런거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
지지가 이런거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

일단 외면해보자. 넌 돈도 없고, 지금 당장 입고 나갈데도 없잖니..

그러다가 이어지는 생각은 서울 살이를 20대 후반에 다시 하게 된건 좋은 경험이었다는 것. 여행도 많이 갔고, 멋진 공간도 많이 가고, 맛있는 음식도, 커피도 많이 먹었다. 일에서 얻지 못하는 도파민을 채우려 다른 것들에 더 많이 투자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이 시기가 있기 때문에 서울살이에 미련이 안남고, 다른 지역으로 가서 사는 것이 전혀 망설여지지 않는다. 일단 이 시기는 지났나보다. 대학생 때 보다 돈이 더 많은 직장인으로 몇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팩토리 라이프 근황 한번 적어봤다. 한달 뒤의 생각이 또 얼마나 달라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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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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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김연주지

3/24/2026, 6:55:0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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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김연주랑 함께라 아주 괜차나~~~~👭🏻👭🏻👭🏻👭🏻

3/24/2026, 5:36:49 AM

👩🏼‍🏭

멋쟁이 욕구 너무 귀엽ㅋㅋㅋㅋ 그래도 좋아하는 걸 찾아서 반짝 거리는거 보니깐 너무 좋으당 응원해!!

3/24/2026, 5:25:56 AM